바닷속 아카이브

어린 바다의 바닷속 아카이브

  • 2024. 3. 19.

    by. 어린 바다

    목차

      심리학의 정서이론
      심리학의 정서이론

      정서 이론

      우리는 하루에 수십 번 색다른 정서 경험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근하다가 교통체증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하고, 신문을 보다가 분노하거나 좌절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박세리의 골프 우승 소식에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고 TV 코미디를 보며 폭소를 터트리기도 한다. 이러한 정서적 경험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정서 이론을 통해 알아보자.

       

       


       

      1. James-Lange 이론

      1884년 미국의 심리학자 W. James는 정서 때문에 신체적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신체적 변화가 우선 일어나고 우리가 이러한 변화를 지각하게 될 때 어떤 특정한 정서를 느끼게 된다는 정서에 관한 생 왜 이렇게 적 기제를 제안하였다. 다시 말해서, 신체 변화들에 대한 지각 자체가 바로 어떤 정서의 주관적 경험이라는 것이다. 다음 해 덴마크의 C. LangeJames의 이론과 근본적으로 동일한 이론을 발표하게 되는데, 이 둘의 이 글 이론을 절충하여 James-Lange 이론이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이론은 19세기까지 철학자들에 의하여 보편적으로 인정되어 왔던 고전적 이론과 정면으로 상충하는 것이었다. 즉 고전적 이론에서는 자극에 대한 내적인 생리적 경험적 효과가 먼저 일어난 후에 외적 행동이 일어난다고 보았으나 이 이론에서는 그 순서가 뒤바뀌어 행동이 일어 난 뒤 생리적· 경험적 효과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환경의 자극을 지각하면 신체적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이 변화에 대한 느낌이 정서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영화를 보고 슬프기 때문에 눈물을 흐를 리라는 것이 아니라 눈물을 흘리니까 슬퍼지는 것이며, 맹견을 보고 무서워서 떠는 것이 아니라 떨리니까 무서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체 적·생리적 변화는 순간적이고 자동적이며 반사적으로 일어나는데, 이런 한 변화를 느낄 수 없으면 정서가 유발되지 않는다는 것이 James-Lange이론의 핵심이다

      이러한 주장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산이 좋아서 산에 오르기도 하지만, 산에 오르다 보니 기분이 상쾌해져서 산이 좋아지기도 하고, 즐거워서 노래 부르기도 하지만 또한 노래 부르다 보니 즐거워지고, 심지어는 상대방을 때리다 보니 상대방에 대해서 더욱 화가 나고 미워지는 정서 경험을 한다. 또한 맹견이 으르렁거리며 달려들 때 무섭고 위험하니까 도망가야 한다는 판단보다는 우선 도망부터 가게 되고, 달리다 보니 위험하다거나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James-Lange 이론의 배경은 내적 생리 효과는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고, 외적 행동은 중추신경계의 지배를 받는다는 점에 착안한 것 같다. 왜냐하면 중추신경계의 작용 속도는 자율신경계의 작용 속보다도 빠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율신경계의 흥분이 정서들을 구분 짓는다고 주장하는 이 이론은 이후 Cannon 등에 의하여 반박받았다.

       

       

       


       

      2. Cannon-Bard 이론

      자율신경 기능에 대해 연구하던 미국의 생리학자 W. Cannon은 서로 다른 촉발 자극에 대한 자율신경계의 반응들이 똑같은데도 정서 경험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하여 의아심을 품게 되었다. 그는 정서의 종류가 광범위한데도 불구하고 자율신경계의 반응은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James-Lange의 이론에 반론을 제기하였다. James-Lange 이론에 의하면 서로 다른 생리적 단서들이 서로 다른 정서를 유발한다는 것이지 만 Cannon은 같은 생리적 단서가 다른 정서를 유발할 수 있으며 또한 신 체적 반응 후에 정서 경험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반응과 정서적 느낌은 동시에 온다는 것이다.

      그는 동물 실험의 결과, 1) 내장 기관을 중추신경계에서 절단하여도 정서를 느낄 수 있으며 2) 정서 표현에서 볼 수 있는 내장 기관의 변화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도 그와 같은 순수한 정서는 경험할 수 없으며 3) 내장 기관은 비교적 감각이 둔하며, 정서의 근원으로 보기에는 그 반응의 속도 가 너무 느리고 4) 동일한 내장 기관의 변화가 서로 다른 정서 상태 또는 무정서 상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James-Lange 이론이 타당하지 못하다는 근거를 제시하였다.

      Cannon의 이론은 Bard의 시상. 시상하부에 관한 연구에 힘입어 더욱 확대 되어 Cannon-Bard 이론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들은 정서를 일으키는 자극을 받으면 이 자극에 관한 정보가 뇌의 시상에서 처리되고, 동시에 그 내용이 뇌의 대뇌피질과 신체의 여러 부위와 자율신경계에도 보내져 피 질로 들어간 메시지가 정서 경험을 유발한다고 하였다(그는 후에 정서를 일으키는 중추신경계는 시상이 아니라 시상하부와 변연계임을 주장하였다). 다시 말해서, 감각신경을 통하여 감각 정보가 시상하부에 들어오면 구 심성 신경 흥분이 일어나 대뇌피질을 자극하여 정서를 느끼게 하고, 동시에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계통에 신경 흥분이 일어나 근육과 내부 기관에 작용하여 다양한 정서와 관련된 생리적 변화를 야기시킨다. 이때 간접 들의 주장이다. 적으로는 부신호르몬을 자극해 다른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 이 생리적 반응이 정서에 선행하는가 혹은 정서와 동시에 일어나는가를 결정하기는 힘들다. 생리적 반응이 비교적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데 비하여 정서는 일정 기간에 걸쳐서 일어나는 경험이다. 정서적 경험은 외부 자극이 입력되어 감각 기간에 수용되면서 활성화되고, 자율신경계는 즉시 활성화되어 신체적 반응으로부터 두뇌에 이르는 귀환이 정서적 경험에 첨가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의식하는 정서 경험은 신체의 생리적 상태에 관한 정보와 정서를 촉발하는 자극에 관한 정보의 통합을 모두 포함한다. 이 두 가지 형태의 정보는 시간상으로 연속적인 경향이 있고, 그 통합은 정서 상태의 성질과 강도를 결정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James-Lange의 이론과 Cannon-Bard의 이론은 어느 것이 옳은가의 문제라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 즉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일 경우에는 자동적 행동이 일어난 후에 정서적 경험을 하게 되지만, 이와는 달리 정서의 자각 이 먼저 일어난 후 행동이 뒤따르는 경우도 있다.

      심리학자들은 자율신경적 흥분이 정서들을 구분할 수 있다는 JamesLange의 주장을 부정한 Cannon의 주장에 주목하고, 자율신경적 흥분의 성분들에 관해 정확한 측정치들을 개발하면서, Cannon의 주장을 추구하여 왔다. 특히 Ekman과 그의 동료들(1983) 연구(특수한 안면근육수축, 즉 안면 표정에 따른 자율신경적 흥분의 지표측정 실험)는 상이한 정서들에 독특한 자율신경적 패턴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Ekman의 연구는 정서 간에 몇 가지 생리적 차이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으나, 이러한 차이들이 바로 정서 간의 질적 차이로서 지각되고 경험된다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우리가 분노할 때나, 사랑하는 대상과 마주치는 경우에 심박이 빠르게 되지만, 공포가 훨씬 더 심박을 빠르게 만든다. 그 때문에 많은 심리학자들은 자율신경적 흥분 이외의 어떤 것이 정서들을 구분 짓는 데 틀림없이 관여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러한 것 중의 중요한 하나가 정서 유발 상황에 대한 개인의 인지적 해석이라고 본다.